-
[미술관, 박물관] 서촌에서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종로 구립 박노수 미술관'국내 여행/하루 서울 여행 2024. 11. 4. 21:05반응형
걷기 좋은 계절 가을, 더 추워지기 전에 실컷 걸어보려 서촌 일대를 다녀왔습니다. 짧은 반나절 서울여행에서 첫 목적지는, 관광객이 많은 서촌에서 가장 여운을 느끼기 좋은 '종로 구립 박노수 미술관'이었습니다.
종로구립 박노수 미술관
관람시간 : 화요일 ~ 일요일 10:00 ~ 18:00
관람 종료 30분 전까지 입장 가능합니다.
휴관안내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입장료 : 성인 3000원 (종로구민 할인 있어요)
옥인동 박노수 가옥 (서울특별시 문화유산자료)
1930년대 건축된 문화주택으로 서양의 입식생활을 지향하면서도 전통적인 온돌을 채택하였으며 서울시 문화유산자료다. 친일파 윤덕영이 딸을 위해 지었지만, 한국화단의 거장인 박노수 화백의 40년 삶과 작품세계가 정원과 함께 주택 곳곳에 담겨 있다. 1층의 벽돌조 구조와 2층의 목구조가 어우러지고, 현관 옆 벽난로가 있는 응접실과 대청이 함께하며, 입식 부엌을 갖추었다. 현관의 바닥과 장두리벽의 탈일은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 뿐이 아니라, 현과 중문 안쪽의 하얀 플라스터 벽체와 쪽마루널 역시 옛 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거실에는 벽난로가 있지만, 4쪽 여닫이 문으로 연결되는 안방과 거실의 개방적 공간의 구성은 전통건축의 안방과 대청을 닮았다. 2층 남정 박노수 화백의 작업실은 원모습 그대로 유지되어 있다. 2011년 종로구에서 인수하여 현재는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픈 전에 조금 일찍 도착했습니다. 서촌 주택가에 위치한 미술관입니다.
오픈 시간에 맞춰 들어갔습니다. 세월을 간직한 붉은 벽돌의 박노수 화백의 가옥이 인상적입니다. 이 2층짜리 가옥 전체가 미술관이고, 미술관 내부 사진촬영은 불가능했습니다. 주택 입구에서 3,000원을 결제하고 입장권을 받았습니다. 오래된 고택이라, 조심하며 살그미 걸었습니다.
1층에는 안방과 거실을 터두고 박노수 화백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 맞은편 부엌에서 작은 그림과 박노수 화백 작품 해설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거실에서 본 작품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바람이 많은 버드나무 아래 서있는 말을 그림 안에서 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설명을 보니, 많은 여백으로 공간을 끝없이 확장시켰다고 하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2차원적인 그림에서 공간이 무한하게 끝없이 펼쳐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2층으로 오르면 바로 화장실을 보게 되는데, 금속으로 된 오래된 욕조가 있고, 그 옆엔 오래된 텔레비전이 쌓여 비디오 아트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TV와 연결되어 있는 헤드셋을 쓰면 박노수 화백의 짧은 kbs 인터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뭘 그려야 합니까?" "여운이 있어야 하네"
그 이후 운치있는 세계를 터득하고자 애를 썼다는 박노수 화백의 인터뷰가 인상깊습니다. 그리고, 요즘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을 묻는 질문에는 "자기 자신과 타협하지 말 것, 자기 규제를 엄격히 해야한다"는 것을 이야기하셨습니다.
화장실에서 영상을 감상한 후, 서재겸 화실에서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고사高士라는 작품명이 많은데, 인격이 높고 성품이 깨끗한 선비를 의미합니다. 나란히 걸려 있는 두 작품, 붉은 바위를 등진 고고한 선비의 모습이 보이는 '고사', 짙은 청색과 녹색의 이파리의 나무 아래 앉아있는 '한거'는 다른 계절을 표현한 것처럼 조화롭고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2층의 어두운 다락방에서는 박노수 화백의 가옥 건축에 대한 짧은 다큐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또한 흥미로웠는데, 건축가 박길룡의 설계로 만들어졌으며, 전체적인 집의 평면도를 보여줍니다. 또한 집과 터의 간략한 역사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한식, 양식, 일식의 다양한 방식을 접해 지어진 절충식 주택에 대해 설명합니다.
미술관 내부를 관람한 뒤, 박노수 화백이 손수 가꾸었던 정원과, 그 정원을 통해 미술관을 빙 둘러 뒷산에 올라보았습니다.
동영상을 통해 봤던, 박노수 화백이 수석을 관리했던 곳 같아요.
파란 가을 하늘 아래 감이 탐스럽게 매달려있습니다.
예스러운 멋이 있습니다.
미술관 뒤로 이어지는 뒷산으로 오르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산은 높지 않고, 짧은 계단과 경사로 이루어져 오르기 쉽습니다. 정원과 뒷산 중간중간 석상과 향로석이 자연과 하나가 된 것 처럼 위치하고 있습니다.
작은 대나무 숲이 보이는데, 이 뒷편엔 벤치가 있어서 잠시 앉아 쉴 수 있습니다.
벤치에 앉으면 대나무들의 보호해줍니다. 대나무의 보호 아래, 타인의 시선 없이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탐스럽게 익은 산수유 열매가 바닥에 여러개 떨어져 있었어요.
정원과 뒷산을 둘러보고 나가면서 본 멋진 바위입니다. 박노수 화백의 작품에는 멋진 바위들이 많이 보였던 게 기억납니다.
분주한 서촌에서 여운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박노수 미술관 강력 추천합니다.
728x90반응형'국내 여행 > 하루 서울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날씨 좋은 가을, 서울달을 가까이서 보기 (1) 2024.11.07 걷기 좋은 가을에 좋은 코스, 반나절 서촌 여행 (18) 2024.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