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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우붓 요가 200hr TTC 0일해외 여행/2025 6월 발리 Yoga TTC 200hr 2025. 6. 1. 21:48반응형
우선, 계기. 작년에 친구들과 발리를 정말 재밌게 다녀왔고, 재미있던 만큼 아쉬웠다. 더 길게 있고 싶어서. 그래서 발리를 오래 가고 싶어 하던 건 이해가 가는데, 어떻게 요가 TTC 200hr까지 신청했는지 지금으로써 이해가 안간다. 친구들도 가족들도 모두 어쩌다가 신청하게 된거야?라고 물어면 타당한 이유가 없다. 신청했으니 그냥 하는거다. 그냥 하는 것
전에 뇌 과학에 관한 책 독서 후기를 쓴 적이 있다. 어제와 나는 다른 사람이라고. 항상 나는 같은 상태일 수가, 같은 반응을 할 수가 없다고. 그냥 6개월 전의 내가 요가를 공부한는 긴 시간의 기회를 만들고 싶었나 보다.
그렇게 6개월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달라서 나는 발리 오기 2주 전부터 힘들었다. 일단 그 사이에 재테크에 관심이 생겨서 공부하고 알아보던 차에, 지금 이렇게 길게 발리를 가는게 맞나 싶었다. 그리고 상반기에 일이 많고 바빴어서 좀 쉬고 싶었다. 그래서 예약금을 낸 TTC를 취소할까 고민도 했다. 그냥 아예 길게 발리에서 자유여행을, 휴양이 주가 되는 여행을 하는거지. 근데 내가 또 뭘 잘 취소하지 않는 사람이라 머리가 터질것 같은 걱정에 고문을 당하며 꾸역꾸역 2주동안 바삐 준비해봤다. 솔직히 완벽하지도 않고, 준비랄 것도 없지만. (짐만 싸고 유심만 샀지, 영어도 요가 실력도 형편없다) 그래서 여행이 참 인생이랑 공통점이 많다. 나는 많은 게 준비가 되면 시작하고 싶은데 절대 인생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처음 시작하는 모든 것들이 불안하기 그지없지만 그 틈에서 행복을 찾고, 고난을 겪으며 나아가는 것 같다.
여튼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기까지 긴장감 최고조였다. 벼락치기하는 기분으로 정보를 계속 찾았던 것 같다. 그래서 비행기를 타면 인터넷이 안되니까 그 점이 참 좋다. 어쩔 수 없는거다. 인터넷이 끊기고 내가 말하는 '준비'라는 행위를 할 수 없으므로 나는 불안에서 자유로와진다.
하지만! 이번 발리는 싱가폴 항공을 타고 갔는데, 싱가폴 항공은 기내 wifi가 있기 때문에 그 자유를 침해당할 뻔했다. 물론 사진이 많은 블로그 정보를 보기에는 느린 인터넷이었겠지만, 다행히 무슨 오류인지 로그인이 안되어서 인터넷이 안됐다. 만세!
싱가폴 항공 기내식은 무척 맛있었고, 그 전날 잠을 겨우 4시간 남짓 잤는데도 심기 예민하지 않게 편안하게 비행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탑승하자마자 마신 음료였던 칵테일, 싱가폴 슬링의 덕이 큰 것같다. (공복에 비행기를 탑승해서, 칵테일이 내 첫 식사였다.) 알콜의 힘을 빌려 더욱 감성적이어져서 자유로운 감정이 극대화 된 것이다. 돌이켜보니 그걸 마시고, 영화 백설공주를 보면서 울컥했다.
싱가폴 공항에 도착해서는 경유하는 4시간 동안 화려한 바샤커피를 비롯해 공항 여기저기를 구경하고, 나의 싱가폴 공항 유일 목적인 야쿤 카야 토스트에서 커피와 카야토스트, 수란이 나오는 세트 A를 주문했다. 기대했던 만큼 맛있었다. 수란은 고소했고, 커피는 내 생각보다 지나치게 달다던지 텁텁하지 않았다. 좀 고급스런 믹스커피의 맛이랄까.
먼저 나온 수란에 간장 소스를 쪼르륵 부어왔다.
커피는 내 생각보다 지나치게 달다던지 텁텁하지 않았다. 좀 고급스런 믹스커피의 맛이랄까.
마지막에 나온 카야 토스트
카야토스트는 재료 하나하나를 관찰해보면 대단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조화로운 맛을 내다니 감탄하면서 먹었다. 토스트에 수란을 올려먹으면 고소한 맛이 극대화가 된다. 조합이 아주 좋았던 A set
적당히 쉴 수 있었던 경유 시간을 보내고, 발리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탑승 전에 짐검사를 다시 하므로, 18시 15분 비행기인데, 탑승시각이 17시 15분 부터였다. 덕분에 4시간의 경유시간이 그닥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두번째 비행기는 좀 힘들었다. 일단 한국에서 사온 유심을 싱가폴에서 갈아끼웠더니, 한국에서 사전에 다운 받아온 넷플릭스를 볼 수 없었다. 나는 광고형 요금제를 사용하는데, 광고형 요금제가 없는 국가에서는 넷플릭스를 실행할 수 없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작년에 친구들이랑 발리 갔을 때도 같은 이유로 넷플릭스를 못봤었는데... (이렇게 다시 깨닫는거지 뭐) 좀 심심했던 탓에 비행이 길게 느껴졌다.
그렇게 공항에 도착해서 비자 처리하고, 짐을 찾고 리조트에서 보내준 기사님 코망을 만났다. 한시간 반을 달려 숙소로 도착. 방을 배정받았다. 사실 첫날 저녁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숙소는 열악하게 느껴져서 여기서 20일 동안 어떻게 살지... 라는 생각을 하며 느적느적 잠들었다. 일단 커튼을 열다가 도마뱀의 깜짝 등장에 비명을 질렀고, 화장실이 너무 열악하게 느껴졌다... 흑흑흑 다시 한국 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지내지라는 걱정이 앞선 밤이었다. 물론 반전은 있다. 1일차의 내가 0일차의 일기를 쓰게되어 참 다행이다. 0일차에 당장 일기를 썼더라면 아주 절망적이었을 테니까.728x90반응형'해외 여행 > 2025 6월 발리 Yoga TTC 200hr'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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